과탄산소다 베이킹소다 구연산 차이, 섞으면 서로 힘을 깎습니다 — 세탁에 넣는 순서
과탄산소다(pH 약 10.5)·베이킹소다(8.3)는 알칼리, 구연산(약 2)은 산이라 섞으면 서로 힘을 깎아요. 과탄산소다·베이킹소다는 빨 때, 구연산은 마지막 헹굼에 넣고, 락스와는 셋 다 섞지 않습니다.
과탄산소다, 베이킹소다, 구연산. 세탁실 선반에 나란히 두고 '셋을 한꺼번에 넣으면 더 깨끗하겠지' 하며 같이 넣는 분이 많아요. 답은 섞지 말고 차례로입니다. 셋 중 둘은 알칼리, 하나는 산이라서 한 통에 넣으면 서로의 힘을 깎아 먹거든요.
이 글에서는 셋의 pH부터 보고, 섞으면 무슨 일이 생기는지, 각각 언제 넣는지, 그리고 락스와 섞으면 안 되는 이유까지 차례로 정리했어요. 숫자와 주의사항은 식품첨가물 규격(FAO JECFA·EU), 한국소비자원 시험, 제조사 안내, 영국 NHS 웨일스의 업소 세탁 공정에서 가져왔습니다.
물에 녹이면 pH가 다릅니다 — 형 둘은 알칼리, 막내는 산
pH는 7이 중성이고, 높을수록 알칼리, 낮을수록 산이에요. 과탄산소다는 1% 용액에서 pH 약 10.5로 셋 중 가장 높습니다. 이름처럼 탄산소다(탄산나트륨)에 과산화수소가 붙은 흰 가루라서, 물에 녹으면 산소를 내며 얼룩에 달라붙어요.
베이킹소다(탄산수소나트륨)는 1% 용액이 pH 8.0~8.6인 순한 알칼리입니다. 구연산은 녹인 진하기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약 2로, 셋 중 혼자 산이에요. 형 둘과 막내가 7을 사이에 두고 서로 반대편에 서 있는 셈입니다.
셋을 섞으면 — 거품의 정체는 이산화탄소
산과 알칼리가 만나면 서로를 중화해요. 구연산과 베이킹소다의 반응식을 보면, 구연산 하나가 베이킹소다 셋과 만나 이산화탄소 셋, 물 셋, 구연산나트륨 하나로 바뀝니다. 보글보글 올라오는 거품이 바로 이 이산화탄소예요. 둘이 서로를 써 버린 흔적이죠.
식초와 베이킹소다로 같은 종류의 반응을 살펴본 태즈메이니아대 화학자 네이선 킬라는, 널리 퍼진 청소 레시피(베이킹소다 1½컵 + 식초 ¼컵)대로 섞으면 거품이 다 난 뒤에도 베이킹소다가 99% 넘게 남는다고 설명하며 둘 중 하나만 따로 쓰라고 권합니다. 구연산도 같은 산-염기 반응이라, 알칼리 가루와 한 통에 넣으면 적게 넣은 쪽은 그만큼 제 일을 하지 못해요.
맏형 과탄산소다 — 빨 때, 따뜻한 물에서
과탄산소다는 빨래할 때 넣어요. 과탄산 계열 산소계 표백제 제조사는 '어느 온도의 물에서도 쓸 수 있지만 따뜻하거나 뜨거운 물에서 가장 잘 듣는다', 그리고 '끓는 물은 쓰지 말라'고 안내합니다. 울과 울 혼방, 실크와 실크 혼방, 가죽, 드라이클리닝 전용 옷에도 쓰지 말라고 적어 두었어요.
색깔 옷은 오래 담가 두지 마세요. 한국소비자원이 의류용 산소계 표백제 11개를 시험했더니, 세탁기에 세제와 함께 넣은 일반 세탁에선 모든 제품에서 염색 천의 색이 변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담금 세탁에선 11개 모두 유색 의류의 색이 변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둘째 베이킹소다 — 빨 때, 세제와 함께
베이킹소다도 빨래할 때 넣습니다. 베이킹소다 제조사는 세탁기에 세제와 함께 ½컵을 넣으라고 안내하고, pH 균형을 맞춰 냄새를 줄이고 물을 부드럽게 한다고 설명해요. 시험 결과가 아니라 제조사의 사용 안내라는 점은 감안해서 읽어 주세요.
형 둘은 같은 알칼리 편이라, 빨래하는 동안에는 둘 다 빨랫물을 알칼리 쪽에 둡니다. 막내가 나설 차례는 그다음이에요.
막내 구연산 — 마지막 헹굼에
구연산은 마지막 헹굼 때 넣어요. 형들이 빨랫물을 알칼리 쪽으로 올려 두었으니, 산인 막내가 마지막에 중성 쪽으로 데려오는 순서입니다. 한 통에 섞으면 낭비였던 중화가, 제때 하면 일이 되는 셈이죠.
업소 세탁도 이 순서를 씁니다. 영국 NHS 웨일스의 세탁 공정은 알칼리 보강제로 세탁액 pH를 올려 얼룩을 빼고, 세제·유화제·과산화수소 표백제를 거친 뒤, 마지막에 '산성 중화 사워'로 세탁물을 화학적으로 헹궈 세탁액을 중화해요. 다만 섬유유연제는 그와 따로 씁니다. 그러니 구연산이 유연제를 대신한다고까지는 말할 수 없어요.
락스와는 셋 다 섞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주의사항이에요. 한국소비자원은 산소계 표백제에 락스 성분의 염소계 제품을 함께 쓰면 격렬한 반응이 일어나거나 염소가스가 생길 수 있다며 혼합 금지 표시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주 보건부도 '염소계 표백제를 산과 섞으면 염소가스가 나온다'고 경고해요. 구연산이 바로 산이죠. 낮은 농도에서 잠깐 맡아도 눈·코·목이 자극될 수 있어서, 락스는 암모니아·산·다른 세정제와 섞지 말고 따로 쓰라고 합니다.
정리
- 과탄산소다(pH 약 10.5) — 빨 때, 따뜻한 물에서. 끓는 물·울·실크는 피하고, 색깔 옷은 오래 담그지 않기
- 베이킹소다(pH 8.3) — 빨 때, 세제와 함께(제조사 안내)
- 구연산(pH 약 2) — 마지막 헹굼에
- 셋을 한 통에 섞지 않기, 락스와는 셋 다 섞지 않기
세탁기 옆에서 볼 수 있게 저장해 두세요.
출처
- FAO JECFA. Sodium percarbonate, Monograph 1. http://www.fao.org/fileadmin/user_upload/jecfa_additives/docs/Monograph1/additive-418-m1.pdf
- EU 위원회 규정 231/2012, E 500(ii) 탄산수소나트륨 규격. https://eur-lex.europa.eu/eli/reg/2012/231/oj
- PubChem. Sodium bicarbonate (CID 516892). https://pubchem.ncbi.nlm.nih.gov/compound/516892
- Citric acid 안전보건자료(SDS), School Specialty. https://cdn.schoolspecialty.com/6e7f6199-10bb-40a6-b328-b0f1008136b0/034-1064_SDS_090523_Original%20file.pdf
- CUNY Kingsborough (2022). Chem 11 Lab 6: Thermochemistry. https://www.kbcc.cuny.edu/academicdepartments/physci/documents/chemistry/Chem11_Lab6_ThermoChemistry_V4_03-04-2022.pdf
- Kilah, N. (2024). The Conversation 재게재, Phys.org. https://phys.org/news/2024-03-vinegar-soda-hack-bunch-fizz.html
- OxiClean Versatile Stain Remover 사용 안내. https://www.oxiclean.com/en/products/stain-fighters/oxiclean-versatile-stain-remover
- OxiClean Canada, 혈흔 지우는 법(사용 주의). https://www.oxiclean.com/en-ca/stain-solutions/how-to-remove-bloodstains-with-oxiclean
- 한국소비자원 (2024.1.16). 의류용 산소계 표백제 비교 시험, 정책브리핑. https://www.korea.kr/briefing/policyBriefingView.do?newsId=156610883
- Arm & Hammer. How to get laundry extra clean. https://www.armandhammer.com/en/articles/how-get-laundry-extra-clean
- NHS Wales Shared Services Partnership (2024). Laundry Water Consumption. https://nwssp.nhs.wales/corporate-documents/annual-review-2024-case-studies/laundry-water-consumption-pdf/
- Washington State Department of Health. Bleach mixing dangers. https://doh.wa.gov/community-and-environment/contaminants/bleach-mixing-dangers












댓글
댓글을 불러오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