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기 이불 줄어듦, 온도 탓이 아니라 '굴림' 때문입니다 — 세탁 표시 네모 속 동그라미 읽는 법
건조기에 넣은 이불이 줄어드는 건 온도보다 '굴림' 때문입니다. 면을 38·66·94℃로 말린 실험에서 줄어든 양은 같았고, 수축은 수분 20% 아래에서 몰려 나옵니다. 세탁 표시 네모 속 동그라미·점·X 읽는 법까지 정리했습니다.
건조기에서 꺼낸 이불이 줄어 있으면 흔히 뜨거운 바람 탓을 합니다. 그래서 온도를 낮춰 돌리기도 하죠. 그런데 온도만 바꿔 면을 말려 본 실험에서는 줄어든 양이 같았습니다. 줄어드는 몫을 끝까지 끌어내는 건 드럼 안에서 천이 뒹구는 굴림 쪽이었습니다.
미국 Cotton Incorporated의 면 수축 기술 자료(ISP 1009)와 학술지 실험을 바탕으로, 건조기 이불 줄어듦이 언제 왜 일어나는지, 그리고 세탁 표시에서 무엇을 보면 되는지 차례로 정리합니다.
건조기 온도를 낮추면 덜 줄어들까 — 38·66·94℃ 실험
Cotton Incorporated는 자료에서 "많은 사람이 건조할 때의 열이 면을 더 줄어들게 한다고 생각한다"고 적은 뒤, 면 니트를 38·66·94℃로 굴려 말린 결과를 보여 줍니다. 세 온도의 수축 곡선과 전체 수축량은 똑같았습니다. 온도가 높으면 같은 양에 더 빨리 닿았을 뿐입니다.
2003년 학술지(Journal of the Textile Institute)에 실린 실험(Higgins 외)도 평직 면 직물과 면 니트를 세 온도로 말려, 건조기 온도 설정이 수축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불이 줄어드는 진짜 이유 — 짤 때 당겨 둔 실
실은 뽑고, 짜고, 가공하는 내내 당겨집니다. 새 천은 그 긴장을 품은 채 굳어 있다가, 젖고 뒤척이며 자유로워지면 원래 모양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자료는 이것을 '짜고 가공할 때 받은 긴장에서 천이 풀리며 생기는 치수 변화'라고 설명하고, 우리말로는 이완 수축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공장에서 미리 줄여 두는 방축 가공도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1930년 미국에서 출원된 특허 'Art of shrinking fabrics'(1932년 등록)가 그런 방법을 다룹니다.
젖으면 부풀고, 거의 다 말랐을 때 줄어든다
면 섬유는 물에 젖으면 부풀고, 마르면서 다시 오그라듭니다. 이때 건조기의 굴림은 천을 누르는 힘이 됩니다. 자료는 텐션 없이 굴려 말리는 것을 '기계적 압축'이라 부르고, 건조 수축이 가장 크게 일어나는 조건이라고 적었습니다. 줄에 널거나 뉘어 말리면 주로 이완 수축만 나오지만, 굴려 말리면 남아 있던 수축이 모두 나옵니다.
줄어드는 때도 정해져 있습니다. 건조 초반에는 천에 갇힌 물의 무게와 미끄러운 성질이 수축을 막아 거의 줄지 않습니다. 겉물이 날아가고 수분이 20% 아래로 떨어지면 그때 가장 크게, 아주 빠르게 줄어듭니다.
첫 건조에서 약 90%가 나온다
완전히 풀린 치수가 되기까지는 몇 번의 세탁과 건조가 걸리지만, 한 번에 전체 수축의 약 90%가 나올 수 있다고 자료는 설명합니다. 새 이불이라면 처음 건조기에 넣는 그 한 번이 가장 중요합니다. 넣기 전에 라벨부터 보세요.
세탁 표시 네모 속 동그라미 읽는 법
건조기에 넣어도 되는지는 네모 안의 동그라미가 말해 줍니다. 국제 기호(ISO 3758)에서는 점 둘이 80℃, 점 하나가 60℃까지이고, X가 그어져 있으면 건조기에 넣지 않습니다. 한국 규격 KS K 0021(2024)은 점 대신 '기계건조 80℃', '기계건조 60℃'처럼 글자로 적습니다(℃는 빠질 수 있습니다).
X라면 널어서 말리면 됩니다. 해 모양 기호 안의 '옷걸이'는 걸어서, '뉘어서'는 펼쳐 눕혀서 말리라는 뜻이고, 빗금이 있으면 그늘에서 말립니다.
이 결론이 닿지 않는 곳
온도 실험의 숫자 대부분은 니트에서 나왔습니다. 자료는 직물이 니트보다 훨씬 안정적이라고 하니, 니트가 줄어든 폭을 이불에 그대로 옮길 수는 없습니다. 또 이 이야기는 면에 대한 것입니다. 극세사 같은 합성섬유는 면처럼 부풀었다 오그라들지 않고 열로 모양을 굳힌 섬유라, 라벨의 온도 표시를 그대로 지켜야 합니다.
국내 시험도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소형 건조기 8종으로 면 100% 옷을 한 번 말렸더니, 자연건조보다 총 길이가 평균 3.9% 더 줄었습니다(시험한 옷에 한한 결과). 소비자원은 수축이 걱정되는 면 옷은 자연건조를 권합니다. 면 94%·스판 6% 능직을 10번 빤 국내 연구에서도 길이 수축은 자연건조 7.2%, 기계건조 12.0%였습니다.
정리
- 온도만 바꾼 실험에서 줄어든 양은 같았습니다. 뜨거우면 빨리 끝날 뿐입니다.
- 수축은 거의 다 말랐을 때(수분 20% 아래), 굴림이 천을 누를 때 몰려 나옵니다.
- 줄어들 몫의 약 90%는 첫 건조에서 나옵니다.
- 라벨의 네모 속 동그라미에 X가 있으면 널어서 말립니다.
빨래 전에 라벨 볼 수 있게 저장해 두세요.
출처
- Cotton Incorporated. A Guide to Improved Shrinkage Performance of Cotton Fabrics (ISP 1009). https://www.cottoninc.com/wp-content/uploads/2017/12/ISP-1009-Guide-to-Improved-Shrinkage-Performance-of-Cotton-Fabrics.pdf
- Higgins, L., Anand, S. C., Hall, M. E., Holmes, D. A. (2003). Journal of the Textile Institute 94(1-2), 129–139. https://doi.org/10.1080/00405000308630601
- Textile World (2005-12-01). Researchers Find That Tumbling, Not Heat, Shrinks Cotton. https://www.textileworld.com/textile-world/textile-news/2005/12/researchers-find-that-tumbling-not-heat-shrinks-cotton/
- US 1,861,422 Art of shrinking fabrics (Sanford L. Cluett, 1930 출원 · 1932 등록). https://patents.google.com/patent/US1861422
- KS K 0021:2024 섬유제품의 취급 표시 기호(건조 기호 601~611), e나라 표준인증
- GINETEX. Textile care symbols (ISO 3758). https://www.ginetex.net/userfiles/files/Textile_care_symbols_en.pdf
- 한국소비자원 보도자료 (2023-11-21). https://www.kca.go.kr/home/sub.do?menukey=4002&mode=view&no=1003588349
- 윤창상 외 (2017). 한국의류학회지 41(3). https://koreascience.kr/article/JAKO201721565868450.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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